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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만드는 중국어 문장, 그 실험에 대하여

07 Jul 2026

Reading time ~1 minute

합격했는데 왜 말이 안 나올까

HSK 4급 234점. 나름 괜찮은 점수였다. 그런데 전화 중국어를 켜면 막힌다. 말이 나오지 않는다.

생각정원에 이 구멍을 짧게 적어둔 문장이 있다. “HSK 4급이라는 시험 성취(입력)와 전화 중국어의 막힘(출력) 사이의 간극이 post-HSK4의 핵심 과제.” 알고는 있었다. 대련에서 한 달 어학연수까지 다녀왔으면서 실전에서 여전히 막힌다는 사실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어떻게 메워야 하나, 고민하다가 작은 실험이 시작됐다.

일기 실시간 메모에 중국어 문장 끼워넣기

접근은 단순하다. 그날 있었던 일을 일기에 메모할 때 떠오르는 장면을 중국어 문장으로 써두는 것이다.

빵이 탄 것을 보며 这个面包烤焦了라고 적고, 치약을 혼자 짤 때 我会自己把牙膏挤在牙刷上이라고 적는 식이다. 상황에서 바로 나온 문장이라 단어장에서 외운 것과는 달리 그 순간에 맥락이 묶여 있다.

대련 어학연수에서 중국어가 빠른 동기들을 보며 적어둔 관찰이 있었다. “다들 공통점은 중국어를 놀이화하면서 체화함. 중간중간 중국어를 섞어쓰는 게 인상적이었음.” 중국인 친구도 없고, 중국어를 쓸 상황을 매일 만들 수 없는 환경에서, 일기 실시간 메모가 그 간격을 조금이라도 메울 수 있을지 보자는 것이다.

맥락에서 문법까지

이렇게 문장을 쓰다 보면 문법 drill-down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오랜만에 친구와 아스날 경기를 보던 날, 아스날이 졌지만 그래도 기뻤다는 내용을 중국어로 써봤다. 거기서 还是(부사, “그래도”)와 好久没有…了(“오랫동안 ~안 했다”) 두 패턴이 동시에 필요해졌다.

还是를 쓰고 나서 “왜 还是가 여기 들어가는지” 궁금해졌다. 파고들어 보니, 선택의문문의 还是(A还是B?)와 부사 还是(“그래도/여전히”)는 품사가 아예 다른 단어였다. 了를 습관적으로 빠뜨린다는 약점도 그 과정에서 드러났다. 好久没…了를 하나의 덩어리로 외우지 않으면 자꾸 了가 증발한다. 단어장으로만 공부할 때는 알 수 없었던 구체적인 약점이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것

이 실험이 그 구멍을 얼마나 메울지는 아직 모른다. 혼자 만드는 문장과, 상대방이 빠르게 말을 받아치는 실전 대화 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다. 머릿속엔 단어가 있어도 입으로 나오는 속도가 전혀 다르다.

그래도 일단 계속 해본다. 오늘 있었던 일이 내일의 문장이 된다는 감각이, 지금은 이 정도다.



중국어학습언어일기 Share Tweet +1